[칼럼] 툭하면 발목 삐끗, 아찔 사고…한국인 목숨 위협하는 '뜻밖 범인'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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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진료실 담소)
칼럼 15) 발목 삠의 ‘숨은 주범’은?
휴대폰의 역사는 1973년 모토로라 선임연구원이던 마틴 쿠퍼가 휴대전화 초기모델을 개발한 뒤 첫 공식 통화에 성공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토대로 10년 뒤인 1983년 세계 최초 상업용 휴대전화기 ‘다이나택 8000X’가 탄생했다. 당시 길이 25cm에 무게는 1134g으로 휴대가 불편했던 전화기는 기술의 진화를 눈부시게 거치면서 지금은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으로 바뀌었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도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뉴스 검색부터 모바일 뱅킹, 쇼핑, 게임과 SNS 등 ‘내 손안의 세상’에서 지내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펼치는 디지털 세상의 편리함과 이로움을 마음껏 누리지만 이에 비례해 어두운 그늘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과사용으로 인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거북목 증후군을 비롯해 목디스크, 척추측만증, 방아쇠수지증후군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근골격계 질환은 따로 있다.
얼마 전 20대 회사원 최모씨가 부어오른 발목을 부여잡고 내원했다.
보통 젊은 층들이 겪는 발목 삠(발목 염좌)의 흔한 원인으로 꼽히는 “등산이나 운동하다가 다쳤느냐”고 물었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사실은 휴대폰을 보다가 지하철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고 말했다.
대학생 윤모씨도 등굣길에 발목을 접질러 한동안 병원 치료를 받았다.
그 역시 휴대폰에 빠져 길을 걷다가 깨진 보도블럭을 발견하지 못하고 걸려 넘어진 것이다.
발목염좌는 발목관절을 이어주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고, 발목을 지나는 힘줄이 늘어난다. 부상의 경중에 따라 1~3도 손상으로 구분한다.
1도는 인대가 약간 늘어나는 경우로 1~2주면 완전 회복이 가능하다.
2도 손상은 인대가 약 30~70% 정도 찢어지는 것으로 회복에 4~6주 이상 소요된다. 3도 손상은 인대의 완전 파열로 8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두분 모두 2도 손상을 당했다. 2도 이상에서는 붓기가 발생하고 후유증도 남게 된다.
따라서 냉찜질을 20분씩 하루에 3회, 탄력붕대를 이용해 발끝부터 종아리까지 압박해 30분간 감은 뒤 푸는 것을 3~4회 가량 반복해서 붓기를 신속하게 빼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한발로 30초간 서 있기, 발의 옆면을 벽에 대고 밀면서 5초간 버티고 힘주기 등 근력 강화운동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보행중에도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발목을 다친 환자를 진료하고 나면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문명의 이기가 ‘흉기’로 작용한다는 씁쓸함 때문이다.
사실 운전을 하면서도 아찔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횡단보도나 건널목에서 신호가 바뀌는 순간에도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에 시선이 꽂힌 채 걸어가는 사람들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이는 눈과 귀를 막고 걷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가 길을 걸을 때는 자연스럽게 사방을 살피는데 시야각은 120~150도이다. 반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게 되면 시야는 스마트폰에 집중돼 시야각은 20도 이내로 줄어들어 부상과 사고 위험이 클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안전을 위해 스마트폰과 현명한 ‘거리두기’가 필요한 이유다.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는 횡단보도와 도로에서 휴대폰을 보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보행자를 적발해 15~99달러 벌금을 부과하는 ‘산만한 보행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지인 가운데 한명은 스마트폰의 폐해에서 벗어나고자 전화와 문자기능만 하는 2G폰을 애용하고 있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길을 걸을 때 만큼은 스마트폰은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어두고 우리 이웃과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에 눈의 주파수를 맞춰보자. 〈나영무 솔병원 원장〉
-16편에 계속-
출저: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293881?lfrom=ka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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