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사타구니 쪽 기분나쁜 통증…손흥민도 피하지 못한 이 질병 [‘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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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명의’ 나영무의 진담 (진료실 담소)
칼럼 12) 손흥민도 피하지 못한 ‘탈장’, 운동 중독인 MZ세대도 조심해야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지난달 말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스포츠 탈장으로 수술을 받았다. 그 여파로 인해 지난 16일 부산에서 열리는 페루와의 A매치에 결장했다.
탈장은 뱃속의 장기가 복벽 근육층의 터진 틈 사이로 ‘혹’처럼 볼록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 마치 자전거 타이어가 닳거나 찢어져 구멍이 생기면 그 사이로 튜브가 삐져 나온 것과 비슷하다.
운동이나 격렬한 동작 등 스포츠를 하다가 자주 발생하다 보니 스포츠(Sports)와 탈장을 뜻하는 ‘Hernia’를 합쳐 스포츠 헤르니아로 불린다.
스포츠 헤르니아는 축구 선수들에겐 제법 발생하는 질환이다..
마라톤 선수의 족저근막염, 배구 선수의 어깨 질환, 당구 선수의 허리디스크처럼 일종의 직업병인 셈이다.
축구대표팀 주치의 시절에도 김남일을 비롯해 차두리, 홍정호, 이용 등 많은 선수들이 스포츠 헤르니아로 고생했다.
이들 대부분은 아랫배와 넓적다리가 만나는 곳에서 2∼3㎝ 위쪽의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이었다.
스포츠 탈장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엔 통증이 별로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 경기에서 갑자기 큰 힘을 반복해서 사용하면 손상 부위가 커지면서 탈장으로 이어진다.
원인은 지나친 복부압력과 약해진 근육층 때문이다.
축구선수들은 한 경기에서 포지션별로 차이는 있지만 90분동안 보통 9~12㎞를 소화하는데 뛰는 동안에 복압이 상승한다.
특히 강력한 슈팅을 할 때에도 복부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또한 공중볼 다툼 등 격렬한 몸싸움에다 급가속과 급정거, 그리고 신속한 방향전환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동작들을 반복하다 보니 복벽 근육들이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 탈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스포츠 탈장은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옮길 때, 기침을 반복적으로 할 때, 화장실에서 무리하게 힘을 주는 경우 복부의 압력이 올라가 탈장 위험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운동 중독에 빠진 MZ세대들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20대 회사원 이모씨는 평소 주말에 운동을 몰아서 한다. 축구와 스포츠클라이밍, 테니스, 탁구 등 종목도 다양하다.
어떤 종목은 3~4시간씩 할 때도 있는데 땀이 나야 운동하는 기분이 들어서다.
어느 날 그가 사타구니쪽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처음엔 운동 과다로 인해 알이 밴 근육통으로 여겼다고 한다.
휴식을 취하면 증세가 사라졌다가 운동을 할 때면 통증이 발생한 것인데 스포츠 탈장이 원인이었다.
또한 단기간에 몸짱 근육을 만들기 위해 헬스장에서 강도 높은 운동을 즐기는 2030세대들도 스포츠 탈장의 잠재적 위험군이다. 복압을 급격히 올리는 무리한 동작을 피하면서 단계별로 운동량을 적절히 안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탈장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복통이나 구토 등 장폐쇄 증상은 물론 심한 경우 괴사까지 된다.
따라서 복부에서 압력과 함께 사타구니 쪽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지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스포츠 탈장의 경우 외과적 수술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일상생활에서 스포츠 탈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복압을 상승시키는 무리한 동작은 피하는 등 신체능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고, 운동 전후 스트레칭으로 몸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평소 복근을 꾸준히 강화해 주는 것이 좋다. 앉아서 복부쪽으로 양 다리 올리기, 한 다리로 서 있기, 작은 윗몸일으키기, 골반기저근을 키우는 케겔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
〈나영무 솔병원 원장〉
-13편에 계속-
출저: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288949?lfrom=ka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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